때는 바야흐로 2023년 10월 21일 일요일 오전.
그 유명한 런던베이글뮤지엄에 대해 1년을 궁금해왔던 저는 그 전날밤 갑자기 무슨삘이 꽂혔는지 런던베이글에 갈 계획을 세웠다.
오전 7시 반즘 비몽사몽한 몸을 이끌고 런던베이글 도산점에 도착했을 때는 오전 8시 30분..
유명해진지 오래니 웨이팅 악명도 좀 사그라들었겠지... 이랬던 저의 안일한 마음을 도착했을 때 뼈저리게 후회했다..
근데 정말 이상했던게 내 앞은 일본인관광객들, 내 옆은 중국인 관광객들, 내 뒤는 미국인 관광객들이어서
이거 뭔가 이상한데....? 라는 생각을 했다.
근데 미국인들은 10분도 안기다리고 그냥 가긴했다. 그러고 나서 내 뒤로 줄이 심각하게 더 늘어났다.
또 줄은 이상하게 나눠져있었다.
하나는 매장 웨이팅줄 하나는 웨이팅을 위한 웨이팅줄.
이게 뭔가 했는데 포장과 매장의 번호를 나누기 위한 줄이었다.
1. 번호받는 줄에 서서 대기한다.
2. 내 차례가 되었을 때 포장or매장을 선택 후 번호를 받는다(카카오톡이었던 걸로 기억...)
3. 대기후 내 차례가 되면 매장안내를 받고 들어가 베이글을 산다.
시스템은 아주 간단한데 시간이 간단하지 않다.
나는 번호받는 줄에만 30분 대기를 하고 매장식사 대기를 3시간 정도 했다.
결론적으로만 말한다면 8시 반에 도착해서 11시에 매장 입성했다.
포장 대기는 확실히 매장대기보다 순환이 빠르다.
가을인데도 하필 딱 저 주말이 엄청 추운날이어서 나름 싸매고 갔는데도 추웠다.
그래도 정말 다행이었던 건 런던베이글 건너편 대각선에 스타벅스 건물이 하나가 있어서
사람들이 대기번호 받으면 다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를 마신다.
이 무슨 카페를 위한 카페 대기인가....!
굉장히 아이러니한 상황이지만 오전 일찍부터 여는 곳은 또 스타벅스 밖에 없어서 나도 3시간은 스타벅스에 커피마시면서 뻐겼다...
스타벅스 매장도 완전 성황리다. 직원 4~5명이 분주하게 계속 커피를 만드는데
정리대 위에는 정리되지 못한 커피잔들이 빽빽이 놓여있었다.
심지어 나는 따뜻한 아메리카노 그란데 사이즈 하나를 시켰는데, 여분 컵없다고 벤티컵에 받았다;;
힘내세요. 스벅 파트너분들...
여차저차 시간을 보낸 후 드디어 입성한 런던베이글 도산점
매장은 진짜 무슨 유럽 베이커리에 온 것 처럼 예쁘다.
매장번호로 들어가면 홀직원이 빈자리 두곳 정도 안내하면서 자리부터 먼저 잡게 한다.
우리는 창가쪽 바형으로 된 곳에 자리를 먼저 잡고 베이글을 고르러 갔다.
근데 한글 설명없이 영어로 돼있는게 좀 짜친다고나 할까....좀 그래서
어르신들은 진입장벽이 높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곳에 오면 사람들이 베이글을 쓸어간다.
나도 웨이팅하기 전까지는 그냥 고상하게 2~3개 사먹을 생각이었지만
사람심리라는게 참 웃기다. 웨이팅하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일단 다시켜! 라는 마음으로
2명이서 쟁반에 베이글 6개에 담고 스프시키고 목멕히니 이미마셨던 아메리카노를 한잔 더 시켰다.
그렇게 시키니깐 6만원 정도가 나와서 당황했는데...진짜 돈쓸어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노파심으로 말씀드리는데 런던 베이글 오시는 분들 포장대기 번호 받고 매장식사할 생각은 절대 하지 마시길....
직원만 열명 넘게 있는데 그들은 다 압니다...
왜 이걸 아냐면 우리 바로 다음으로 계산했던 중년두분이 그러시려다가 직원한테 쫓겨났어요..
암튼 각설하고...
우리는
1. 감자치즈 베이글
2. 에브리띵 베이글
3. 블루베리 베이글
4. 프레첼 버터솔트 베이글
5. 쪽파 크림 베이글
6. 플레인 베이글
7. 메이플 피칸 크림치즈
8. 트러플 머쉬룸 스프
이렇게 시켰다.
맛평가를 하기전에 나의 빵취향을 말하자면
파리바게뜨, 뚜레쥬르에서 파는 기름진빵 불호..거기서 먹어도 단팥빵정도 먹고
동네 베이커리에서 파는 담백한 깜빠뉴, 치아바타를 극호 한다는 걸 설명한다..
왜냐면 맛은 개취니깐...ㅎㅎ
일단 비쥬얼은 너무 좋았다.
하지만
맛은 대실망.
날씨가 추워졌던 탓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빵들이 차가워서 식감이 별로였다.
요즘 유행하는 쫄긴한 식감도 아니고 그렇다고 전통적인 밀도높은 베이글도 아니고 애매한 어딘가...
그리고 전체적으로 너무 기름진 느낌....
가장 유명한 베이글 중하나인 쪽파 크림치즈 베이글도 나에게는 매우 헤비하고 느끼했다.
솔직히 우리 동네에서 파는 베이글이 훨씬 맛있게 느껴졌다.
트러플 머쉬룸 스프도 그냥 내가 아는 버섯스프맛에 트러플 좀 두른 맛...
대신 혹시나 하고 산 메이플 피칸 크림치즈가 진짜 맛있었다...커피도 부드럽고 맛있음..
베이글은 모르겠으나 크림치즈는 종류별 맛이 궁금하긴했다.
그래도 보통 몇시간 웨이팅하고 들어간 음식점들은 기다릴 땐 쒸익쒸익해도
먹을 때는 웨이팅할만 하네~ 맛있네~ 이렇게 억울함이 상쇄되는데
3시간 30분이 웨이팅이 이렇게 억울하게 될 줄이야....
나의 맛평가하고는 다르게 인스타감성으로 나온 식후 사진;;
결국 우리는 베이글 6개중 두개도 제대로 다 못 먹고 남은 베이글 포장해서 나왔다.
이런 경험은 한 번으로 족하다.
다시는 안간다 런던베이글 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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